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 주성분이 노화를 억제하고 사망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앞서 당뇨와 비만, 심혈관 질환 등에도 효능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 데 이어, 훨씬 더 광범위한 질병에 따른 사망률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덴마크 제약업체 노보노디스크와 하버드대 등 국제 연구진은 위고비의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가 심혈관 질환과 비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19% 줄인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국심장학회지(JACC)에 게재됐고, 유럽심장학회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과체중 또는 비만이면서 심혈관 질환이 있지만 당뇨병은 없는 45세 이상 참가자 1만7604명을 주1회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약한 그룹과, 위약을 투약은 그룹으로 나눠 3.3년간 관찰했다. 이 기간 총 833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58%는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고 42%는 감염 등 비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연구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그룹은 위약 그룹과 비교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1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15%, 비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23% 줄었다. 세마글루타이드 그룹은 체중 감량 여부와 관계없이 심부전 증상이 개선되고 신체의 염증 수치가 낮아졌다. 연구 주 저자인 벤자민 스키리카 하버드대 교수는 “과체중과 비만이 여러 원인으로 인해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며 “비심혈관 사망, 특히 감염 사망의 강력한 감소는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JACC의 편집장인 할란 크럼홀츠 미국 예일의대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세포의 생물학적 시계를 늦추고, 사람의 신체적 나이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약물들이 이제 단순한 체중 감량 보조제가 아니라, 다목적 약물이자 ‘건강 증진제’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했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