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일시적인 발기부전을 유발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술 마신 날에는 관계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술이 일시적인 발기부전을 유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반면 성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오히려 관계 전에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발기는 음경에 평소보다 많은 양의 혈류가 들어간 상태다. 물리적·시각적 자극을 받은 뇌는 자율신경계로 신호를 보낸다. 신호를 받은 부교감신경은 음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확장하기 위해 산화질소를 만들어낸다. 혈관이 팽창하면 음경해면체와 요도해면체엔 평소보다 4~11배 많은 혈액이 들어간다. 이때 백막 조직이 닫혀서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으면 비로소 발기가 이뤄진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정상적인 발기를 억제한다. 자율신경계의 기능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자율신경계는 몸의 여러 기관과 호르몬으로 의사소통하며 혈류량을 늘리고 백막 조직을 닫는다. 하지만 알코올이 호르몬을 차단하면 자율신경계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대구코넬비뇨기과 이영진 원장은 “술은 우리의 신경을 둔하게 해 대뇌에 성적 충동과 흥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게 한다”며 “알코올은 발기를 돕는 남성 호르몬 양을 줄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코올이 무조건 발기부전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간혹 소량의 알코올은 오히려 관계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영진 원장은 “만약 관계 전에 알코올을 마신다면 와인 한 잔 정도가 적당하다”며 “성욕을 항진시키고, 조루증이 있는 남성은 관계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로 인한 일시적인 발기부전은 병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술을 계속 마시다 보면 만성적인 발기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이영진 원장은 “술을 계속해서 마시다 보면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만성적인 발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발기부전 환자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이 금주일 정도로 술은 성기능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 왕립 일반의사협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발기부전의 주요 원인은 과도한 알코올 섭취로, 1주일에 14유닛을 초과해 마시면 안 된다. 14유닛은 소주 2병, 맥주 500ml 6잔에 해당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5/16/2024051602015.html